“휴대폰 그만 봐.”
부모가 아이에게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는 말입니다.
밥을 먹으면서도 스마트폰을 보고, 숙제를 하다가도 메시지를 확인하고, 잠자리에 들어서도 영상을 보려는 아이를 보면 부모는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사용 시간을 정하고, 스마트폰을 빼앗기도 하고, 때로는 화를 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이가 이렇게 말한다면 어떨까요?
“엄마 아빠도 맨날 휴대폰 보잖아.”
순간 할 말이 없어질지도 모릅니다.
아이의 스마트폰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우리는 흔히 아이의 행동부터 바꾸려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는 부모가 말하는 것보다 부모가 살아가는 모습을 더 가까이에서 보고 배웁니다.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싶다면 먼저 부모 자신의 스마트폰 습관부터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완벽하게 스마트폰을 끊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더 건강한 사용 습관을 만들어가자는 이야기입니다.
1. 아이와 이야기하면서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는 않나요?
아이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합니다.
“엄마, 오늘 학교에서 말이야…”
그런데 부모의 눈은 스마트폰 화면에 있습니다.
부모는 대답합니다.
“응, 듣고 있어. 계속 말해.”
부모는 정말 듣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느끼는 것은 다를 수 있습니다.
‘휴대폰이 나보다 더 중요한가?’
아이와 이야기할 때는 잠깐이라도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아이의 얼굴을 바라봐 주세요.
긴 대화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5분이라도 온전히 아이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반복되면 아이는 부모와의 대화에서 안정감과 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2. 식탁에서는 부모도 스마트폰을 내려놓아 보세요
가족이 함께 식사하지만 각자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습니다.
부모는 업무 메시지를 확인하고, 아이는 영상을 보고, 형제자매는 게임을 합니다.
같은 식탁에 앉아 있지만 서로 다른 세상에 있는 셈입니다.
가족이 함께 지킬 수 있는 간단한 규칙을 만들어보세요.
“식사하는 동안에는 우리 모두 휴대폰을 내려놓자.”
중요한 것은 이 규칙이 아이에게만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부모도 함께 지킬 때 규칙은 통제가 아니라 우리 가족의 약속이 됩니다.
3. 심심할 때마다 스마트폰부터 찾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때, 식당에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릴 때, 잠깐 시간이 비었을 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을 꺼냅니다.
아이들은 이런 모습을 아주 자연스럽게 관찰합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배울 수 있습니다.
“심심하면 스마트폰을 보는 거구나.”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그대로 두어도 괜찮습니다.
창밖을 바라보거나,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주변을 관찰해 보세요.
심심함을 견디는 경험은 아이가 스스로 놀이와 생각거리를 찾아가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4. 스마트폰 대신 할 수 있는 즐거움을 함께 만들어주세요
아이에게 “휴대폰 그만 봐”라고 말한 뒤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으면 아이에게는 즐거운 것을 빼앗긴 느낌만 남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한만큼 중요한 것이 대안입니다.
동네를 함께 걷거나, 보드게임을 하거나, 간단한 요리를 해도 좋습니다. 자전거를 타거나 공원에 나가는 것도 좋습니다.
거창한 활동일 필요는 없습니다.
“휴대폰 하지 마”보다
“우리 같이 산책할까?”
라는 말이 아이의 행동을 바꾸는 데 더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5. 스마트폰을 벌과 보상의 도구로만 사용하지 마세요
“숙제 다 하면 휴대폰 30분.”
“말 안 들으면 일주일 동안 휴대폰 압수야.”
이런 방식은 당장 아이를 움직이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면 스마트폰이 아이에게 가장 강력한 보상이 되고, 동시에 부모가 통제하는 가장 강력한 벌이 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사용 규칙은 그날 부모의 기분에 따라 달라지기보다 가족이 미리 정한 기준에 따라 일관되게 운영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의 나이가 충분하다면 규칙을 정할 때 아이의 의견도 들어보세요.
“몇 시까지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
“숙제할 때는 휴대폰을 어디에 두면 좋을까?”
“잠자기 전에는 언제부터 내려놓을까?”
아이도 규칙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면 규칙을 단순한 부모의 명령이 아니라 함께 만든 약속으로 받아들이기 쉬워집니다.
6. 잠들기 전 부모부터 스마트폰을 멀리해 보세요
하루의 마지막 순간까지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은 어른에게도 쉽게 고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부모는 침대에서 계속 스마트폰을 보면서 아이에게만
“너는 이제 휴대폰 그만 보고 자.”
라고 말한다면 아이는 규칙을 공평하다고 느끼기 어렵습니다.
가족이 함께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쉬게 하는 시간을 정해보세요.
예를 들어 취침 전 일정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충전 장소에 두고 책을 읽거나, 내일 할 일을 준비하거나, 가족과 짧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부모도 함께 참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7. 아이에게 요구하기 전에 부모의 하루 사용시간을 확인해 보세요
우리는 아이가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면 금방 알아차립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사용시간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 한번 부모 자신의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확인해 보세요.
생각보다 길어서 놀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나도 생각보다 휴대폰을 많이 보고 있었네. 우리 같이 조금 줄여볼까?”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부모와 아이는 감시자와 피감시자가 아니라 함께 습관을 바꾸는 동료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스마트폰 규칙을 만들어보세요
가족마다 생활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가정에 똑같은 규칙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가족에게 필요한 몇 가지 원칙만 정해도 충분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입니다.
- 식사할 때는 가족 모두 스마트폰 내려놓기
- 숙제할 때는 스마트폰을 정해진 장소에 두기
- 가족과 대화할 때는 화면보다 사람을 바라보기
- 잠들기 전에는 스마트폰 사용을 마무리하기
- 부모와 아이 모두 같은 기본 규칙 지키기
처음부터 완벽하게 지키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며칠 실천해보고 잘되지 않는 규칙은 가족이 다시 이야기해서 조정하면 됩니다.
좋은 부모는 스마트폰을 전혀 보지 않는 부모가 아닙니다
부모 역시 스마트폰이 필요합니다.
업무를 처리하고, 정보를 찾고, 가족이나 친구와 연락하고, 잠시 쉬기 위해 영상을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 앞에서 스마트폰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필요할 때 사용하고, 내려놓아야 할 때 내려놓고, 사랑하는 사람이 이야기할 때는 화면보다 그 사람을 바라보는 모습입니다.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이 걱정되는 날에는 아이의 손에 있는 휴대폰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부모의 손에 들려 있는 휴대폰도 한번 바라보세요.
그리고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보세요.
“너만 줄이는 게 아니라 우리 같이 해보자.”
아이를 바꾸려고 애쓰는 부모보다 아이와 함께 변화하려는 부모가 어쩌면 좋은 부모에 조금 더 가까운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