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형이 먼저 그랬어!”
“아빠! 동생이 내 거 가져갔어!”
한 집에서 자라는 형제자매가 매일 사이좋게 지내기를 바라는 것은 많은 부모의 마음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장난감 하나를 두고 다투기도 하고, 서로 먼저 하겠다며 싸우기도 합니다. 부모의 관심을 더 받고 싶어서 경쟁하거나 아주 사소해 보이는 일 때문에 큰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부모도 지칩니다.
“형이니까 양보해.”
“동생이니까 좀 봐줘.”
“둘이 또 싸우면 둘 다 혼날 줄 알아.”
당장 싸움을 멈추게 하기 위해 이런 말을 사용할 수 있지만, 갈등이 생길 때마다 부모가 누가 잘했고 누가 잘못했는지를 결정해 주는 것만으로는 아이들이 스스로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기 어렵습니다.
형제자매의 갈등을 무조건 나쁜 것으로만 볼 필요도 없습니다.
아이들은 함께 생활하면서 기다리는 법,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법, 상대방의 입장을 듣는 법, 양보와 협상의 방법을 조금씩 배워갑니다.
따라서 부모의 목표는 형제자매가 한 번도 싸우지 않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갈등이 생겼을 때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도록 돕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은 형제자매가 자주 싸우는 가정에서 부모가 기억하면 좋은 7가지 원칙을 살펴보겠습니다
1. 싸움이 시작되자마자 누가 잘못했는지부터 판단하지 마세요
아이들이 싸우면 부모는 빨리 상황을 끝내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묻기 쉽습니다.
“누가 먼저 그랬어?”
그러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기보다 상대방의 잘못을 증명하려고 합니다.
“형이 먼저 뺏었어!”
“아니야. 쟤가 먼저 때렸어!”
부모는 어느새 판사가 되고 아이들은 자신이 피해자라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 더 크게 주장하게 됩니다.
물론 누군가를 때리거나 위험한 행동을 하고 있다면 부모가 즉시 개입해서 멈춰야 합니다.
하지만 안전에 문제가 없는 갈등이라면 먼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차례대로 들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누가 잘못했는지 정하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 명씩 이야기해 보자.”
라고 말해보세요.
한 아이가 이야기할 때 다른 아이에게도 기다릴 기회를 줍니다.
그리고 부모는 바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너는 장난감을 먼저 가지고 놀고 있었는데 동생이 가져가서 화가 났구나.”
“동생은 같이 놀고 싶어서 장난감을 가져갔던 거구나.”
처럼 각자의 상황을 정리해 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잘못된 행동을 허용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상황을 충분히 들은 다음,
“화가 날 수는 있지만 때리는 것은 안 돼.”
처럼 지켜야 할 기준은 분명하게 알려주면 됩니다.
부모가 매번 승자와 패자를 결정하기보다 아이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듣도록 도와주면 갈등을 바라보는 방식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형제자매 싸움에서 부모의 첫 번째 역할은 누가 이겼는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2. “형이니까 양보해”라는 말을 습관처럼 사용하지 마세요
형제자매가 다투면 부모는 나이가 많은 아이에게 양보를 요구하기 쉽습니다.
“네가 형이니까 참아.”
“언니가 동생한테 양보해야지.”
부모 입장에서는 큰아이가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말이 반복되면 큰아이는 자신의 마음이나 권리보다 항상 동생이 우선이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동생은 자신이 어리기 때문에 형이나 언니가 양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항상 양보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형이 먼저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동생이 빼앗았다면,
“형이니까 그냥 동생 줘.”
라고 말하기보다,
“형이 먼저 사용하고 있었구나. 다 사용한 다음 동생에게 차례를 주자.”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동생에게도,
“갖고 싶어도 형이 사용하고 있을 때는 기다려야 해.”
라고 알려주세요.
이렇게 하면 아이들은 나이와 관계없이 서로의 차례와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을 배울 수 있습니다.
물론 가족 안에서는 서로 양보하는 경험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양보는 특정 아이에게만 항상 요구되는 의무가 아니라 서로에게 베풀 수 있는 선택으로 경험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형이니까 양보해”보다 “지금 누구의 차례인지 함께 확인해보자”라고 말해주세요.
3. 아이들을 서로 비교하지 마세요
부모가 의도하지 않아도 형제자매 사이의 경쟁을 키우는 말이 있습니다.
“형은 알아서 잘하는데 너는 왜 그래?”
“동생은 벌써 다 했는데 너는 아직도 안 했어?”
“언니처럼 좀 해봐.”
부모는 한 아이의 좋은 행동을 예로 들어 다른 아이도 잘하도록 격려하려는 마음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교를 당하는 아이에게는 형제자매가 자신이 이겨야 하는 경쟁 상대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칭찬받는 아이에게도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나는 계속 동생보다 잘해야 하나?’
‘실수하면 부모가 실망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마다 기질도 다르고 잘하는 것도 다르며 성장하는 속도도 다릅니다.
그래서 한 아이를 칭찬할 때는 다른 형제와 비교하지 않고 그 아이의 행동 자체를 구체적으로 인정해 주세요.
“네가 오늘 스스로 준비물을 챙겼구나.”
“동생이 힘들어할 때 도와준 모습이 참 고마웠어.”
또 다른 아이에게도 그 아이만의 노력과 변화를 찾아주세요.
“지난번에는 어려워했는데 오늘은 혼자 끝까지 해봤네.”
이런 말은 아이가 형제자매보다 잘해야 인정받는다고 느끼기보다 자신의 성장과 행동에 집중하도록 도와줍니다.
형제자매는 평생 가까운 관계가 될 수도 있는 사람들입니다.
부모가 서로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사용하기보다 각자의 장점과 차이를 존중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형제자매를 서로 비교하지 않을 때 아이들은 경쟁자가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가족으로 서로를 바라볼 가능성이 커집니다.
4. 모든 것을 똑같이 해주는 것이 항상 공평한 것은 아닙니다
형제자매를 키우다 보면 부모는 가능한 한 모든 것을 똑같이 해주려고 노력합니다.
간식도 똑같이 나누고, 선물도 비슷한 가격으로 준비하고, 함께 보내는 시간도 똑같이 맞추려고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종종 이렇게 말합니다.
“왜 형한테만 해줘?”
“동생은 해줬는데 나는 왜 안 돼?”
이럴 때 부모는 두 아이에게 정확히 똑같이 해줘야 공평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나이와 필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항상 같은 것을 주는 것이 반드시 공평한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큰아이는 학교 준비 때문에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고, 어린 동생은 잠들기 전에 부모와 책을 읽는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아이에게 설명해 주세요.
“엄마 아빠가 너희를 똑같은 방법으로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각자 필요한 것을 도와주는 거야.”
아이가 서운해한다면 그 마음도 먼저 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동생이 아빠와 오래 있는 것처럼 보여서 서운했구나.”
그런 다음,
“오늘은 동생이 도움이 필요했어. 너와도 따로 이야기할 시간을 만들어보자.”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순간에 정확히 같은 것을 받는 경험만이 아닙니다.
‘나도 부모에게 중요한 사람이고, 내가 필요할 때 부모가 내 마음을 살펴준다’는 확신이 중요합니다.
형제자매를 공평하게 키운다는 것은 모든 것을 똑같이 나누는 것보다 각 아이의 상황과 필요를 존중하는 것에 더 가깝습니다.
공평함은 언제나 똑같이 대하는 것이 아니라, 각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살펴주는 데서 시작됩니다.
5. 싸움이 끝난 뒤 아이들이 해결 방법을 직접 생각하게 해주세요
형제자매가 싸우면 부모는 빨리 상황을 끝내기 위해 해결책을 바로 제시할 때가 많습니다.
“10분씩 번갈아 가지고 놀아.”
“둘 다 사과해.”
“그냥 반씩 나눠.”
물론 어린아이에게는 부모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어느 정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면 부모가 모든 해결책을 대신 정해주기보다 아이들에게 직접 방법을 생각해 볼 기회를 주세요.
예를 들어 장난감 하나를 두고 다퉜다면 이렇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둘 다 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이가 바로 좋은 방법을 말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번갈아 사용할까?”
“같이 놀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타이머를 정해볼까?”
처럼 부모가 몇 가지 선택지를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갈등이 생겼을 때 상대방을 이기는 것만이 해결 방법은 아니라는 사실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둘 다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연습입니다.
사과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가 화난 목소리로,
“빨리 미안하다고 해!”
라고 강요하면 아이는 상황을 끝내기 위해 형식적으로 사과할 수 있습니다.
대신 조금 진정한 뒤,
“네 행동 때문에 동생이 어떤 기분이었을 것 같아?”
“다시 한다면 어떻게 하고 싶어?”
라고 물어보세요.
아이가 자신의 행동을 돌아본 뒤 사과하거나 다시 행동해 보는 것이 더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가 항상 답을 알려주면 아이는 부모가 없는 상황에서 갈등을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작은 갈등부터 스스로 해결해 보는 경험이 쌓이면 친구 관계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상대방과 방법을 조율하는 힘을 조금씩 키워갈 수 있습니다.
형제자매의 싸움은 부모가 대신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관계를 배우는 연습의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6. 형제자매에게 각자 부모와 보내는 시간을 만들어 주세요
형제자매의 싸움에는 장난감이나 순서 문제뿐 아니라 부모의 관심을 받고 싶은 마음이 숨어 있을 때도 있습니다.
부모가 동생을 안아주면 큰아이가 갑자기 떼를 쓰거나, 한 아이를 칭찬했더니 다른 아이가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부모는,
“너도 똑같이 사랑해.”
라고 말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말과 함께 아이가 부모의 관심을 직접 경험하는 시간도 중요합니다.
거창한 외출을 계획할 필요는 없습니다.
잠들기 전 10분 동안 둘만 이야기하기, 함께 가까운 곳을 산책하기, 간단한 간식을 먹으며 학교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짧은 시간도 좋습니다.
그 시간에는 가능하면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아이에게 집중해 주세요.
“지금은 아빠와 네가 이야기하는 시간이야.”
라고 말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마다 좋아하는 방식도 다를 수 있습니다
한 아이는 부모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아이는 함께 공을 차거나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더 좋아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아이에게 정확히 같은 활동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나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경험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형제자매를 부모의 사랑을 빼앗아가는 경쟁자로만 바라보는 마음도 조금씩 줄어들 수 있습니다.
형제자매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똑같은 시간이 아니라, 부모와 온전히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시간입니다.
7. 사이좋게 지내라고 강요하기보다 서로 존중하는 규칙을 만들어 주세요
부모는 형제자매가 서로 사랑하고 사이좋게 지내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싸움이 생기면,
“형제끼리 사이좋게 지내야지.”
“동생인데 사랑해줘야지.”
라고 말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항상 형제자매를 좋아하는 감정만 요구하기는 어렵습니다.
함께 놀고 싶은 날도 있지만 혼자 있고 싶은 날도 있고, 동생이 귀찮거나 형에게 서운한 순간도 있을 수 있습니다.
감정을 억지로 바꾸게 하기보다 행동에 대한 가족의 기준을 분명하게 세워주세요.
예를 들어 가족의 규칙을 이렇게 정할 수 있습니다.
“화가 나도 때리지는 않는다.”
“다른 사람의 물건은 허락을 받고 사용한다.”
“싫을 때는 때리는 대신 말로 표현한다.”
“상대방이 혼자 있고 싶다고 하면 잠시 기다려준다.”
이런 기준은 형제자매가 항상 사이좋아야 한다는 요구보다 아이들이 실제 생활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쉽습니다.
부모도 갈등이 생길 때 같은 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형이든 동생이든 때리는 행동은 안 되고, 누구든 다른 사람의 물건을 사용할 때는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식입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가족 안에서 서로의 경계와 권리를 존중하는 방법을 배워갑니다.
형제자매에게 필요한 것은 항상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다를 때도 서로를 존중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형제자매의 싸움도 관계를 배우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형제자매가 싸우는 모습을 보면 부모는 걱정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매일 싸워도 괜찮을까?”
“커서도 사이가 나쁘면 어떻게 하지?”
하지만 어린 시절의 모든 갈등이 형제자매 관계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일상에서 생기는 작은 갈등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말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듣고, 기다리고, 양보하고, 다시 관계를 회복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해야 할 일도 모든 싸움을 없애는 것은 아닙니다.
위험한 행동에는 분명하게 개입하되, 해결할 수 있는 작은 갈등에서는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대화할 기회를 조금씩 늘려주세요.
부모 역시 항상 완벽하게 중재할 수는 없습니다.
피곤한 날에는,
“둘 다 그만해!”
라고 소리칠 수도 있습니다.
그랬다면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면 됩니다.
“아까는 아빠도 화가 나서 너희 이야기를 제대로 못 들었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시 한 명씩 이야기해볼까?”
부모가 다시 대화를 시작하는 모습 자체도 아이에게 관계를 회복하는 방법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형제자매는 같은 집에서 자라지만 서로 다른 생각과 감정을 가진 독립된 사람입니다.
각자의 차이를 인정하고, 비교하지 않고, 갈등이 생겼을 때 해결하는 방법을 함께 연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좋은 형제자매 관계는 한 번도 싸우지 않는 관계가 아니라, 싸운 뒤에도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시 관계를 이어가는 방법을 배워가는 관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