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다투고 나면 부모가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있습니다.
“빨리 미안하다고 해.”
그런데 아이는 입을 꾹 다문 채 움직이지 않습니다.
“친구 밀었잖아. 미안하다고 해야지.”
결국 아이가 마지못해 말합니다.
“미안해.”
부모는 상황이 정리됐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정말 사과한 것일까요?
아이에게 사과를 가르치는 목적은 ‘미안해’라는 말을 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이해하고, 잘못된 관계를 다시 회복하는 방법을 배우게 하는 데 있습니다.
아이는 왜 사과하지 않을까요?
아이가 잘못하고도 사과하지 않으면 부모는 버릇이 없거나 고집을 부린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유는 다양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화가 아직 가라앉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자기가 먼저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또 어떤 아이에게는 사과하는 것이 **“내가 나쁜 사람이라고 인정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과하지 않는 행동만 보고 아이의 성격을 판단하기보다 먼저 상황을 이해하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습니다.
억지로 한 “미안해”가 가르치는 것
부모가 사과를 강하게 요구하면 아이는 결국 말할 수 있습니다.
“미안해.”
하지만 마음은 전혀 미안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는 사과를 관계를 회복하는 행동이 아니라 불편한 상황을 빨리 끝내기 위해 해야 하는 말로 배울 수 있습니다.
친구를 밀어 울게 만들었는데 부모가 곧바로
“미안하다고 해.”
라고 하면 아이의 관심은 친구가 왜 울고 있는지가 아니라 부모에게 혼나지 않는 방법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과의 말보다 먼저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먼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어보세요
아이들 사이의 갈등에는 앞뒤 상황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랬어?”
라고 추궁하기보다 이렇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처음부터 이야기해줄래?”
아이가 설명하면 부모는 잘못을 무조건 감싸지 않으면서도 아이의 입장을 들어줄 수 있습니다.
“네가 화가 났던 건 이해해.”
그리고 행동에는 분명한 선을 그어줍니다.
“그래도 화가 났다고 친구를 미는 건 괜찮지 않아.”
감정을 인정하는 것과 잘못된 행동을 허용하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이 차이를 아이가 경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생각하게 해주세요
사과하기 전에 아이가 자신의 행동이 상대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생각하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네가 밀었을 때 친구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아이가 바로 대답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아팠을 것 같아.”
“놀랐을 수도 있겠다.”
이렇게 상대의 입장을 생각해보는 과정이 사과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미안해”라고 말하는 것보다 왜 미안해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사과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아이에게 사과는 반드시 한 문장이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미안해.”
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내가 밀어서 아팠지?”
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넘어진 친구를 일으켜주거나 망가뜨린 물건을 함께 고쳐주는 행동도 관계를 회복하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는 이렇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친구 마음이 조금 나아지게 하려면 네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이가 스스로 방법을 생각하게 해보는 것입니다.
아이가 아직 화가 나 있다면 시간을 주세요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바로 사과하라고 하면 아이는 사과에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형제자매나 친구와 크게 다퉜다면 먼저 감정을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지금 많이 화가 난 것 같아. 조금 진정하고 나서 다시 이야기하자.”
시간을 주는 것이 잘못을 그냥 넘어간다는 뜻은 아닙니다.
사과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사과할 수 있는 상태가 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입니다.
부모의 사과가 가장 좋은 교육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도 아이에게 잘못할 때가 있습니다.
화를 너무 크게 냈거나,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오해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부모가
“아까 엄마가 네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화부터 냈네. 미안해.”
라고 말하면 아이는 사과가 어떤 것인지 직접 경험합니다.
사과한다고 부모의 권위가 약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는 잘못했을 때 인정하고 관계를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웁니다.
“미안해”보다 중요한 것을 가르쳐주세요
아이에게 사과를 가르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누군가가 시키면 자동으로 “미안해”라고 말하는 아이가 아닐 것입니다.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상대방의 마음을 생각하고, 잘못했다면 그것을 인정하고, 관계를 다시 회복할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아이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다음에 아이가 잘못했는데도 사과하지 않는다면 바로
“빨리 미안하다고 해.”
라고 말하기 전에 한 번 물어볼 수 있습니다.
“지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해줄래?”
그 대화가 아이에게는 진짜 사과를 배우는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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